미루는 습관은 왜 생길까? 직접 바꿔보면서 느낀 작은 변화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이상하게 시작이 어려웠다

예전에는 ‘해야 하는 일’과 ‘실제로 하는 일’ 사이에 꽤 큰 차이가 있었다. 머릿속으로는 오늘 안에 끝내야 할 일이 분명했지만 이상하게 시작이 쉽지 않았다. 책상을 정리하고, 물을 한 잔 마시고, 휴대폰을 잠깐 확인하다 보면 어느새 30분, 길게는 한 시간이 지나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때는 단순히 내가 게으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의지가 부족해서 그런 줄 알았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고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비슷한 일이 반복되면서 ‘혹시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여러 가지 글을 읽고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낀 점은 대부분의 사람들도 비슷한 경험을 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해야 할 일이 크거나 복잡할수록 시작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예를 들어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완성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보니 시작하기도 전에 부담감이 커졌고, 자연스럽게 다른 일을 먼저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막상 시작만 하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는데, 시작하기 전의 심리적인 부담이 가장 큰 문제였던 것이다.


계획을 너무 크게 세우는 것도 문제였다

예전에는 하루 계획을 적을 때 욕심을 많이 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해야 할 일을 빼곡하게 적어 놓고 하나씩 체크하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예상보다 오래 걸리는 일도 있었고 갑자기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었으며,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기는 날도 많았다.

결국 절반도 끝내지 못한 계획표를 보면서 스스로에게 실망하는 일이 반복됐다.

그 이후부터는 계획을 절반 정도로 줄였다.

오히려 해야 할 일을 적게 적으니 부담도 줄었고 실제 완료하는 비율은 훨씬 높아졌다.


작은 성공 경험이 생각보다 중요했다

가장 효과를 본 방법은 일을 아주 작게 나누는 것이었다.

‘글 한 편 쓰기’ 대신 ‘제목 먼저 적기’처럼 시작 단계를 최대한 작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이렇게 해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지만 막상 해보니 시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훨씬 짧아졌다.

제목을 적고 나면 자연스럽게 첫 문장을 쓰게 되고, 첫 문장을 쓰다 보면 어느새 절반 이상 진행되어 있는 경우도 많았다.

사람은 시작이 가장 어렵다는 말을 직접 경험하게 된 셈이다.


휴대폰을 멀리 두는 것만으로도 달라졌다

집중이 안 되는 이유를 생각해 보니 가장 큰 원인은 휴대폰이었다.

알림이 울리지 않아도 습관처럼 화면을 켜서 시간을 확인하고, 뉴스를 보고, 영상을 보게 되는 일이 많았다.

‘5분만 봐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20분이 지나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어느 날부터는 일을 시작하기 전에 휴대폰을 책상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두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며칠 지나니 오히려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중간에 흐름이 끊기는 일도 줄어들었다.

작은 변화였지만 생각보다 효과는 컸다.


완벽하게 하려는 마음도 부담이었다

예전에는 처음부터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글을 쓸 때도 첫 문장부터 마음에 들어야 했고, 자료도 모두 준비된 뒤에 시작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다 보니 시작이 계속 늦어졌다.

반대로 일단 초안을 만들고 나중에 수정하는 방식으로 바꾸니 훨씬 수월했다.

완벽한 결과보다 일단 끝까지 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때 알게 되었다.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이 생겼다

예전에는 하루가 끝나면 피곤하다는 생각만 하고 바로 쉬었다.

하지만 요즘은 자기 전에 오늘 했던 일을 잠깐 돌아보는 시간을 만든다.

거창한 일기를 쓰는 것은 아니다.

오늘 잘한 것 하나, 아쉬웠던 것 하나 정도만 메모한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기록을 남기다 보니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는 횟수가 조금씩 줄어들었다.

또 하루를 그냥 흘려보냈다는 느낌도 덜 들었다.


모든 습관은 한 번에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예전에는 변화라는 것이 단기간에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며칠만 노력하면 새로운 습관이 완전히 자리 잡을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어떤 날은 계획대로 잘되기도 하고, 어떤 날은 다시 예전 습관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처음에는 그런 날이 생기면 스스로를 탓했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하루 정도 계획이 어긋났다고 해서 그동안의 노력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다시 원래 리듬으로 돌아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조금씩 배우게 되었다.


마무리하며

지금도 가끔은 일을 미루고 싶은 날이 있다.

예전과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예전보다 시작하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이다.

아주 작은 습관 하나가 하루의 흐름을 바꾸고, 하루가 바뀌면 한 주가 달라지고, 결국 일상 전체가 조금씩 달라진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거창한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나씩 끝내는 습관이 훨씬 오래간다는 것도 알게 됐다. 앞으로도 완벽함보다는 꾸준함을 목표로 조금씩 나아가려고 한다. 생각보다 큰 변화는 아주 사소한 행동 하나에서 시작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조금 이해하게 된 것 같다.

댓글은 닫혀 있지만, trackbacks 및 핑백은 열려 있습니다.